김정은 집권 10년 그 평가와 전망 7
(3) 전망 : 경제 분야와 개인 건강을 중심으로
앞장에서 각 유형을 기준으로 해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평가했다. 김정은의 10년 동안의 행적은 한결같이 그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그것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다만, 미래 그의 정권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경제’와 그의 ‘건강’이다.
1) 경제
앞에서 언급했듯 김정은은 경제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임으로 민생 향상의 의지를 보였다. 경제가 파탄 난 국가의 독재자는 그의 핵심 지지자들에게 개인적 보상을 제공할 수 없음에 따라 결정적인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따라서 북한도 일정 수준의 경제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의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경제의 실질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은 건국 시기부터 지금까지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생산ㆍ분배ㆍ소비 등 경제활동 전 분야에 걸쳐 일원화ㆍ세분화 된 ‘인민 경제계획’을 작성하고 집행해 오고 있다. 인민 경계계획의 기획ㆍ관리업무가 방대하여 균형있고 합리적인 계획 수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북한 당국은 이런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서 오는 비효율성에 더해 냉전 체제의 붕괴, 자연재해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1990년대 북한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했었고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를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 시기부터 경제시스템이 파탄남에 따라 계획경제를 사회를 지탱하는 물자공급체계가 사실상 그 기능을 멈추었다. 2000년대 들어 부분적으로 그것이 회복되었으나 회복은 극히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가능했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08년을 제외하고 2012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집권했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경제난 해결을 선결과제로 인식하고 이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성과 창출을 독려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근본적인 개혁방안이나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우리식 경제관리방법’도 선대의 경재 정책들과 다를바 없는 내용의 것이고 그에 따라 이를 시행함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언 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나타난 현상이 ‘시장화’와 ‘사유화’이다. 먼저 김정은 정권에서 시장화는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하나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허용, 관리하고 있는 시장인 소비재시장인 종합시장과 생산재 시장인 물자교류 시장이 등장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공식적 시장으로 소비재가 판매되는 ‘메뚜기장’과 생산재시장, 노동시장, 사금융시장, 주택시장 등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재 이런 시장들의 전체적인 규모나 개별 시장의 규모가 팽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화’와 더불어 생산수단의 ‘사유화’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유화는 돈주들이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과 생산시설 및 노동력을 고용하여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방식과 부동산 매매의 방식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시장화 및 사유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북한 당국이 이를 용인하고 있고 여기에서 오는 이익들에 일정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유화ㆍ시장화 현상은 북한 당국에 일종의 딜레마를 낳게 한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유사하게 진행된 바 있었는데 이것은 2002년 발표되었던 7ㆍ1 조치 때문이었다.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7ㆍ1 조치에서는 부분적으로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되었었다. 그 결과 북한 사회에서 시장 경제원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사적 영역이 형성되기 시작했었다. 북한 주민들에게 개인 활동의 영역이 커지고 중요해지면서 국가 중심의 공적영역보다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배급제 등으로 유지되던 국가의 통제력은 상실됐으나 시장의 영향력은 북한 사회를 통제하는 힘으로 작동되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을 매개로 개인끼리의 일정 수준의 연대 및 공생의 모습들도 식별되기 시작했었다. 이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에 따라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09년에 화폐개혁을 실시했고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현재의 북한도 당국이 언제 통제의 고삐를 당길지 예의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건강
김정은은 집권 초 권력 승계 과정에서 수령 이미지 구축작업에 열중했다. 북한 주민들이 좋아하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외모, 옷차림, 행동을 모방하여 그들 기억 속 김일성 카리스마와 자신이 연결되도록 노력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가 일부로 살을 찌운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었다. 집권 초기 그의 모습은 걷기가 불편해 보일 정도로 살이 붙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조금씩 살이 붙더니 주기적으로 고도 비만에 따른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었다. 정보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의 몸무게가 2012년에는 90kg, 2014년에는 120kg, 2016년에는 130kg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김정은의 키가 170cm임을 고려할 때 이는 초고도 비만이며 그의 건강이 정상일 수 없는 상태이다. 또한 폭음ㆍ폭식 등의 생활 습관과 불면증은 그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는 2014년에는 최고인민회의 및 노동당창건일 참배 행사 등 지도자로서 반드시 모습을 보여야 할 자리에 그가 불참하자 그의 사망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길지 않은 산책 코스를 걷는데도 아버지뻘인 문재인보다 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권력이 독재자 개인에게 집중되어있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건강은 독재자 리더십의 물리적 필요조건이다. 김정은이 불시에 사망할 경우, 그에 대비할 시스템이 부재함에 따라 경쟁 세력들의 난립과 상호 대립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중앙 리더십의 공백이 발생함에 따라 당국의 통제가 무력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규모 주민 봉기나 대량 난민 사태가 발생한다면 김씨 세습 정권의 붕괴나 북한 사회주의 국가 체제의 붕괴까지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김정은 개인 건강관리 실패에 따른 갑작스러운 죽음은 정권의 붕괴나 체제의 붕괴와 동의어는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이것들을 유발할 가장 가능성 있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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