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 2

Ⅱ. 논의 전개의 도구로서의 명료함과 뚜렷함에 대한 설명

 

 

1. 진리의 기준으로서 “명료함”과 “뚜렷함”

 

데카르트는 확실한 인식을 통하여 학문의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전복시키고 새로운 토대 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저작 『성찰』에서는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규칙을 적용하여 더 이상 그 존재를 의심할 수 없이 확실한 존재를 찾아내고, 나머지 존재들은 이로부터 연역적으로 증명함으로서 모든 학문을 확고한 철학적 토대 위에 다시 구축하려고 하였다. 모든 존재에 대한 인식을 의심하는 ‘방법적 회의’를 통해 얻어낸 확실한 사실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사유하는 주제로서의 나의 존재였다. 이를 표현한 유명한 말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되겠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의심해야 할 것과 믿어야 할 것, 즉 진리의 기준으로 내세운 것의 내용이다. 『방법서설』에서는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으로 4가지 규칙을 정하였는데, 그 중 첫 번째 방법이 바로 진리의 기준과 관련된 것으로 “‘명석’, ‘판명’하게 참이라고 통찰한 것 외에는 어떠한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말 것”이다. 데카르트는『철학의 원리』에서는 “명석함(명료함 : Clearness)”과 “판명함(뚜렷함:distinctness)”에 대해 구별하여 이를 부연한다. 집중하고 있는 정신에 현존하며 드러난 지각을 ‘명석한’ 지각이라고 하며, 명석하기 때문에 모든 다른 지각과 잘 구별되어 단지 명석한 것만을 담고 있는 지각을 ‘판명한’ 지각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개념의 내포가 분명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명료함”이라고 할 수 있고, 외연이 확실하여 내부와 외부의 것이 확실하게 구별이 됨을 “뚜렷함”이라고 할 수 있다. 진리가 가지는 특성으로 명료함과 뚜렷함은 좋은 개념 정의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 명료함과 뚜렷함을 위한 방법

 

데카르트는 진리의 기준으로 명료함과 뚜렷함을 말하였으나 각각 어떻게 이러한 특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제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데올로기의 개념 정의에서 그 최종상태로 명료함과 뚜렷함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각각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인 것과 이데올로기가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의 외연을 분명히 하는 작업 즉 “뚜렷함”의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 유사개념과 이데올로기를 비교함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차이점을 통해 이데올로기가 이데올로기로 확인될 수 있게끔 하는 필요조건들을 추출할 것이다. 다음, 명료함은 개념의 내포가 분명하다는 뜻으로 이때 내포는 어떠한 개념의 외연 내부에 있는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뜻한다. 이데올로기라는 개념 안에 존재하는 여러 이데올로기들의 공통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본 논문에서는 앞서 개념의 외연을 분명히 하기 위해 추출했던 필요조건들을 재구성하여 이데올로기가 가지는 공통적인 서사를 단순화하는 일종의 모델을 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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