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 6
Ⅳ. 이데올로기에 대한 “명료한” 설명
1. 이데올로기 이해를 위한 모델
앞선 장에서 추출한 이데올로기로서의 필요조건은 2가지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고 분류된 요소들이 작동하는 과정을 재구성하여 이데올로기의 기본적인 서사를 일종의 모델로 제시 할 수 있다. 그 2가지 부분은 시간을 기준으로 그것은 “현재에 관한 이야기”와 “미래를 위한 이야기” 부분이 되겠다.
〈현재에 관한 이야기〉는 〈설명〉과 〈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설명〉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조건들이 특히 위기의 시기에 왜 그렇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한다. 왜 전쟁이 일어나는가? 왜 불황이 발생하는가? 무엇이 경제를 어렵게 하는가? 왜 어떤 사람은 부유한 반면 어떤 사람은 가난한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이데올로기는 각기 다른 답변을 제공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한 세계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각 이데올로기들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 현실의 복잡한 사건과 현상에 대해 단순한 설명을 하고 때때로 과도하게 일반화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평가〉는 이렇게 설명된 현실의 조건들에 대해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어떤 일이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는 것과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결정하는 것 사이는 가까우면서도 멀다. 모든 전쟁은 피해야 할 악인가? 아니면 몇몇 전쟁은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 경제 불황은 정상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부르주아지의 지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사회관계가 가지는 치명적인 약점인가? 빈부의 격차는 자연스러운 것인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이 기준에 따라 우리는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지금 현실의 사회 조건들에 대해서 좋고 나쁨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설명과 평가는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먼저 설명을 통해서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이것들이 작동되는 원리가 단순한 방식으로 제시되어야 그것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평가의 기준이 제시되어야 현실에서의 좋은 삶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무엇인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이데올로기의 다른 한 부분은 〈미래에 위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지향〉과 〈강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지향〉은 평가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영역으로 ‘좋고’ ‘나쁨’이 구분된 다음 좋음이 촉진되고 나쁨이 억제되는 공간으로서 미래를 구상한다. 지향은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도와준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가르키는 동시에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는 나침반처럼 이데올로기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한다. 이데올로기를 통해 부여된 정체성을 통해 강한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집단이 구성될 수 있다.
〈강령〉은 이데올로기의 추종자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해준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고 병을 예방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좋은 음식을 권장하듯, 이데올로기는 사회 속에서 ‘좋은’ 삶을 불가능하게 하는 병든 요소에 대한 치료책을 제시하거나 건강한 사회속에서 ‘나쁜’ 병을 피하기 위한 예방법을 제공한다. 만일 이데올로기가 사회가 병들어가는 원인을 제공하고 이를 치료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에 성공하였더라도 이들에게 그 치료법이 구체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설득하지 못하였다면 그 이데올로기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경우를 볼 때 강령의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전복,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한 국가 권력 획득, 협동적인 공산주의 사회의 창조를 대중에게 설득하는 것에 성공하여 20세기 전반에 강한 위세를 떨쳤으나, 1990년대 초 마르크스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 시스템이 구성원들의 복지와 국가 자체의 생리에도 적합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확대되어 위세가 급격하게 몰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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